몰타 성당의 숨겨진 보물 - 카라바조와 마추올
카라바조만 보고 가는 몰타 성당, 숨겨진 보물 마추올리의 대리석 조각
발레타 성요한 공동대성당에서 만난 잔 로렌초 베르니니와 주세페 마추올리의 바로크 조각 이야기
바로크 조각의 거장, 잔 로렌초 베르니니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1598년에 태어나 1680년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였다. 그는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흔히 ‘조각의 미켈란젤로’라고 불린다.
그는 단단한 대리석으로 사람의 움직임과 감정, 바람에 흔들리는 천, 부드러운 피부까지 표현했다.
아폴론과 다프네
아폴론과 다프네에서는 다프네가 월계수로 변하는 중간 순간을 표현했다. 손끝에서는 잎이 자라고 머리카락은 나뭇가지로 변하며 발은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다비드
베르니니의 〈다비드〉는 돌을 던지기 위해 몸을 비트는 순간을 보여준다. 입술을 깨문 표정과 긴장된 근육을 통해 전투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포인트 베르니니의 작품은 관람자가 작품 주변을 움직이면서 장면의 전개를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조각을 ‘보는 것’에서 ‘체험하는 것’으로 바꾼 셈이다.
베르니니의 계보를 이은 주세페 마추올리
주세페 마추올리는 1644년에 태어나 1725년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후기 바로크 조각가였다. 그는 베르니니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이었다.
로마에서 활동하며 베르니니가 설계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교황 알렉산데르 7세 무덤 기념비 제작에도 참여했다.
베르니니가 격렬한 움직임과 감정의 폭발을 보여주었다면, 마추올리는 보다 우아하고 안정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몰타에서 만난 〈그리스도의 세례〉
왜 마리아는 유난히 젊어 보였을까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예술가들은 성모 마리아를 실제 나이에 맞추어 표현하기보다 영원한 순결과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대리석으로 표현한 천과 피부
마리아의 옷은 실제 천처럼 부드럽게 접혀 있고, 아기 예수의 피부는 차가운 대리석이라기보다 살아 있는 살처럼 보였다. 옷자락의 깊은 주름은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 조각에 입체감을 더했다.
조각 아래의 해골이 의미하는 것
해골은 일반적으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작품에서는 아기 예수의 탄생, 인간의 죽음, 부활과 구원의 희망이 하나의 구성 안에 함께 담겨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 성모 마리아의 젊고 이상화된 얼굴
- 아기 예수의 자연스러운 자세와 피부 표현
- 깊게 파인 옷 주름이 만드는 빛과 그림자
- 성모자상 아래 배치된 해골과 장례적 상징
- 전체 구도를 연결하는 부드러운 곡선
베르니니와 마추올리의 차이
| 잔 로렌초 베르니니 | 주세페 마추올리 |
|---|---|
| 극적인 움직임을 강조. | 우아한 자세와 균형을 강조. |
|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표현. | 절제되고 고요한 감정을 표현. |
| 작품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 | 명상적인 분위기 |
| 보는 순간 강하게 압도. | 오래 볼수록 섬세함이 드러남. |
카라바조만 보고 나오기에는 아쉬운 성당
성요한 공동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분명 카라바조의 회화다. 하지만 조각과 장례기념비까지 천천히 살펴보면 이곳이 단순히 유명한 그림 한 점을 보관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성요한 공동대성당은 이러한 바로크 예술의 여러 얼굴을 한자리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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